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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스트 라이드 (친구우정, 코미디영화, 태국여행)
    퍼스트 라이드 (친구우정, 코미디영화, 태국여행)

    코미디 영화라고 하면 보통 과장된 상황과 웃음 포인트만 생각하기 쉽지만, 정작 제가 퍼스트 라이드를 보고 난 뒤 기억에 남은 건 웃음보다 먼저 친구들과의 약속이었습니다. 10년 전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다시 모여 태국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우정과 시간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 역시 오래전 친구들과 했던 약속들이 떠올랐고,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만남들이 생각났습니다.

    친구우정: 10년 만에 다시 모인 이유

     

    일반적으로 오랜 친구들의 재회를 다룬 영화는 감동적인 장면으로 포장되기 마련이지만, 제 경험상 퍼스트 라이드는 좀 달랐습니다. 영화 속 네 친구는 여섯 살 때부터 함께한 사이입니다. 여기서 '사총사'란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네 명의 친구가 하나의 그룹처럼 움직이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강하늘이 연기한 연민은 뉴질랜드로 이민을 앞두고 있고, 전국 1등을 한 태정은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며, 금복은 스님이 되기 위한 수행 중이고, 도진은 정신적 고통으로 10년간 12번이나 입원한 상태입니다.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이들이 다시 모인 건 고등학교 시절 약속했던 태국 여행 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설정이 처음엔 좀 억지스럽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깨달은 건, 진짜 친구 사이엔 거창한 이유가 필요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냥 함께 있고 싶고, 예전처럼 장난치고 웃고 싶은 마음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특히 도진이 친구들에게 "10년 동안 정신병자로 살았다"라고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우정의 깊이가 느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이 된 후엔 친구 관계가 소원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이 영화를 보며 느낀 건 진짜 우정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코미디영화: 웃음 속에 숨겨진 현실감

     

    남대중 감독의 전작 '30일'을 연출한 경험이 이번 작품에서도 드러납니다. 여기서 '코미디 타이밍'이란 관객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웃음 포인트를 배치하는 기법을 의미합니다. 퍼스트 라이드는 이 타이밍을 정확히 잡아냈습니다.

    영화의 주요 웃음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공항 가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금복이 화장실에 핸드폰을 빠뜨려 버스를 놓치는 장면
    • 태정이 도난 차량에 탄 줄 모르고 태국 가이드를 믿었다가 경찰서에 가게 되는 장면
    • 연민의 여동생 옥심이 오빠를 따라 몰래 태국까지 따라오는 장면

    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이런 상황들이 과장되긴 했지만 완전히 비현실적이진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여행 가다가 버스 놓친 경험 있는 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다만 일부 장면에서는 코미디를 위해 인물들의 행동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몰입이 깨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국내 코미디 영화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5편 이상 제작되고 있지만 흥행 성공률은 30% 미만입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퍼스트 라이드가 2025년 문화의 날에 개봉하여 7,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관객 접근성 면에서 긍정적입니다.

    태국여행: 송크란 페스티벌이라는 목표

     

    영화 속 친구들이 태국을 선택한 이유는 송크란 페스티벌 때문입니다. 여기서 '송크란'이란 태국의 전통 새해 축제로, 물을 뿌리며 축복을 나누는 세계 5대 페스티벌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이 함께 열려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연민과 도진은 DJ를 꿈꾸는 친구들로, 세계적인 DJ 사우스의 공연을 보기 위해 태국행을 계획했습니다. 여기서 'EDM(Electronic Dance Music)'이란 전자음악 기반의 댄스 음악 장르로, 최근 국내에서도 울트라 코리아,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등으로 대중화되었습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공감했던 건, 여행의 목적이 단순히 관광이 아니라 각자의 꿈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태정은 전국 1등을 하면 부모님이 여행을 보내준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실제로 수능 만점으로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런 구체적인 동기가 있어서 영화 속 여행이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실제 영화를 보면 송크란 페스티벌 장면은 생각보다 적게 나옵니다. 태국 로케이션 촬영의 제약 때문인지, 아니면 스토리 전개상 필요했던 건지 모르겠지만, 페스티벌 자체보다는 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더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여행 영화는 목적지의 화려한 장면을 많이 보여주지만, 제 경험상 퍼스트 라이드는 과정 자체가 더 중요한 이야기였습니다.

    현실적인 캐릭터와 관계의 깊이

     

    영화에 등장하는 네 친구의 캐릭터 설정을 보면 각자 뚜렷한 개성이 있습니다:

     

    • 연민(강하늘): 흔한 얼굴의 평범한 친구지만 이상하게 주변 사람들이 웃는 존재
    • 태정(윤경호): 하루 3시간만 자며 공부해 전국 1등을 한 모범생
    • 금복(고규필): 눈을 뜨고 자는 스킬을 가진 독실한 불교 집안 출신
    • 도진(최귀화):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여러 차례 입원한 친구

    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캐릭터들이 조금 더 깊이 있게 그려졌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특히 각자의 사연이 영화 중반부에 잠깐 언급되고 지나가는 느낌이 있어서, 감정적 공감이 더 커질 수 있는 여지를 놓친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대화는 매우 자연스러웠습니다. "야 똥쟁아", "이 xx야" 같은 거친 표현들도 억지스럽지 않게 들렸고, 실제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나올 법한 대화였습니다. 제가 직접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비슷한 톤이라서 더 공감이 됐습니다. 국내 관객들의 코미디 영화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공감 가능한 캐릭터'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비율이 67.3%에 달합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퍼스트 라이드가 이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봅니다. 다만 스토리 전개가 사건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캐릭터 깊이가 다소 희석된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퍼스트 라이드는 완벽한 코미디 영화는 아니지만, 친구들과의 추억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오래전 만나자고 했던 친구에게 연락하고 싶어질 겁니다. 저 역시 이 영화를 본 뒤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다음에"라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약속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웃으면서도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원하신다면,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J8lfKsyx5w